컨슈머인사이트, 전기차 화재 소비자 반응 추적 조사 발표
전기차 보유자-비보유자, 전기차 화재 원인 시각차 존재
현대차그룹-테슬라 배터리 안전성 설명, 신뢰도 제고 중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과충전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공식 발표한 현대차그룹. 사진은 현대차그룹의 BMS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화재와 배터리 과충전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공식 발표한 현대차그룹. 사진은 현대차그룹의 BMS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와 전기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화재 예방과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전기차 보유자와 비보유자 간의 시각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업 ‘컨슈머인사이트’의 전기차 화재 소비자 반응 추적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보유자들은 전기차 제조사들의 설명을 신뢰하고 있는 반면, 전기차 비보유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와 전기차 제조사의 노력으로 전기차에 대한 신뢰는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기차 화재, 전기차 비보유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전기차 화재 소비자반응 추적조사' 5차조사. 전기차 화재와 충전 관련 주장에 대한 신뢰도 표. (사진=컨슈머인사이트)/그린포스트코리아
컨슈머인사이트의 '전기차 화재 소비자반응 추적조사' 5차조사. 전기차 화재와 충전 관련 주장에 대한 신뢰도 표. (사진=컨슈머인사이트)/그린포스트코리아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업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8월 1일 인천 청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매주 목요일 ‘전기차 화재 소비자 반응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매주 전기차 보유자 200명, 구입의향자 200명, 기타 200명 등 총 600명의 독립적으로 추출된 패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에 대한 여론을 조사해 주요 결과를 배포하고 있다.

9일 발표된 5차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의 원인과 대응, 전기차 제조사의 신뢰 등에서 전기차 보유자와 전기차 비보유자 간의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사건 이후 ‘공공주택의 지하주차장에 충전율 90% 이하인 차량만 진입을 권장’할 계획임을 밝혔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충전을 80~90%만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며 과충전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충전과 화재는 관계가 없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고 공식 발표했고, 테슬라 역시 ‘배터리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최소 월 1회(실제로는 주 1회) 100% 충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해 지자체와 제조사가 엇갈린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조사에서 전기차 보유자들은 자동차 제조사의 의견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기차 보유자의 67%가 ‘100% 충전에 문제없다(현대차·기아 의견)’, 43%가 ‘월 1회 완충 권장(테슬라 의견)’을 ‘신뢰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주 진행된 4차 조사에 비해 각각 10%p, 12%p 상승한 것으로 전기차 보유자들은 전기차 화재가 과충전과 상관없다는 제조사들의 의견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전기차 비보유자의 경우 ‘100% 충전에 문제없다(현대차·기아 의견)’에 신뢰한다고 답변한 비중은 18%(전주 대비 2%p 감소), ‘월 1회 완충 권장(테슬라 의견)’은 23%(전주 대비 7% 증가)로,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기차 제조사 신뢰도는 회복 중

컨슈머인사이트의 '전기차 화재 소비자반응 추적조사' 5차조사, 정보 출처 신뢰도. (사진=컨슈머인사이트)/그린포스트코리아
컨슈머인사이트의 '전기차 화재 소비자반응 추적조사' 5차조사, 정보 출처 신뢰도. (사진=컨슈머인사이트)/그린포스트코리아

다만, 현대차·기아의 배터리 안전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과 테슬라의 사용 매뉴얼 공개 등의 노력으로 전기차 제조사의 신뢰도는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전문가들이 발표한 ‘충전량은 80~90%가 적절하다’는 주장과 서울시의 ‘충전율 90% 이하의 전기차만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권고’ 안에 대해서는 전기차 비보유자들의 신뢰도가 소폭 감소했다. 지난주 전기차 비보유자들의 48%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신뢰한다 응답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45%로 감소했다. 서울시의 의견에도 지난주 36%에서 최근 31%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전기차 완충과 화재는 관련이 없다’는 현대차·기아와 테슬라의 정보 출처를 밝히고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신뢰도에서도 제작사 쪽으로 기울었다. ‘과충전에 문제가 없다’는 ‘현대차·기아’ 그리고 ‘테슬라’의 입장과 ‘과충전은 위험하다’는 ‘전문가·교수’의 주장 가운데 어느 편이 더 믿을 만한가 물었을 때, 전기차 보유자는 ‘제작사의 주장(현대차·기아 73%, 테슬라 56%)’에, 비보유자는 ‘전문가·교수(37%)’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비보유자의 전문가·교수의 의견을 신뢰도는 지난주 50%에서 최근 37%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과충전을 피해야 한다거나 지하주차장 진입을 제한하자는 주장은 지난 1주일간 전혀 힘을 키우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현대차·기아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공식 발표 이후 전문가들이 적절한 반론을 제시하지 못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컨슈머인사이트는 “전기차는 아직 개발 단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으며, 화재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대부분”이라며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정부, 전문가 모두 조금은 더 진중하고, 소비자 경험과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발표했으며,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정부의 대책에 발맞춰 전기차 안전성을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운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는 한편, 높은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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