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대한민국사회공헌재단 이사장
김영배 대한민국사회공헌재단 이사장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수월성 교육과 평등성 교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두 개념이 배타적으로 여겨지면서 좌우 이념에 따라 이항대립 구도가 심화되는 교육적 역기능을 낳고 있다. 그러나 두 개념은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이며, 이를 조화롭게 통합하는 것이 현대 교육의 핵심 과제다. 이 과정에서 공립과 사립 간의 협력적 보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충분한 조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유형을 보면, 일반계고, 인문계고, 실업계고, 특성화고,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체육고), 자율형사립고 등이다.

필자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다양화와 확대, 그리고 영재 중·고등학교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교육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이유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경우 진로 맞춤형 교육 강화로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과 재능에 맞는 전문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여, 진로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대학 진학률이 80%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취업 시장의 미스매치는 전문 직업 교육과 실무 경험을 강조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또한, 대졸자와의 임금 격차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대타협이 필요한데, 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이는 하버드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4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학력과 실제 직무 능력 사이의 차이는 시사하는 바가 지대하다.

영재 중·고등학교의 신설은 뛰어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심화된 영재 교육과정을 통해 국가 인재 양성과 혁신을 촉진하며, 장기적으로 과학, 기술, 예술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가 전략적으로 두뇌 산업을 육성하여야 함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 흥망성쇠와 직결되는 문제다. 세계적인 기업 Google, Microsoft, Facebook(Meta), Tesla, Apple 등의 공통점은 창립자들의 뛰어난 영재성이 인류 문명의 빛나는 금자탑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소는 누가 키우냐?'는 조롱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오해다. 수월성의 개념은 각기 다른 재능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불과하다. 일부 진영에서 침소봉대하여 극단적 해석으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교육의 평등성 개념은 단순히 기계적으로 평균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의미한다. 이는 헌법정신에도 부합하는 개념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세계 모든 국가에서 영재교육이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북한도 영재교육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재교육이 잘 되고 있는 싱가포르의 래플스주니어 칼리지는 졸업생(742명)의 절반 정도가 미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그 밖에 인도 공대의 봄베이 캠퍼스는 1천2백만명의 고교 졸업생 중 최고의 수재들이 수학하고 있다. 졸업 후 그들은 국내외 민간 및 국책 연구소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곁눈 팔지 않고 오로지 연구에만 전념한다고 한다. 국가는 그들을 위해 최고의 대우를 하며 동량지재(棟梁之材)로 보살피고 있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양질의 인적 자원을 고급 두되 산업에 활동할 국가적 전략이 요구된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30% 정도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그 통계를 우리나라가 넘어야만 세계사에서 종속변인이 아닌 독립변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데, 이 일을 어쩌랴! 키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선구안을 가지고 국가와 자녀 세대의 미래를 위해 그 키를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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