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사 강의를 마치고

고운실 한국보건안전평가인증원장
고운실 한국보건안전평가인증원장

치유농업은 농업과 농촌의 동·식물 등 농업 소재나 자원을 다기능적으로 활용한다. 농촌의 환경·문화자원은 인간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인 ‘회복의 탄력성’에 도움이 된다. 즉, 새로운 형태의 지역사회기반 치유를 위한 농업 산업이다.

대한민국은 2021년 3월 25일부로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져 그 효과와 중요성을 알리고, 정책 및 법률 지원과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을 시행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세계가 치유산업이 강한 바람을 타고 있는 이때에 얼마전 강의를 했던 치유농업사 과정의 치유농업은 스트레스의 가중치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데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 치유농업의 ESG 평가항목 설정의 필요성

치유농업의 기능을 활용해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한 목표달성 및 설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적절한 공간조성, 동·식물 선택과 관리, 동물과의 상호작용, 창조적인 활동, 지속적인 관찰과 평가가 중요하다. 또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관점에서 적절한 평가 항목을 설정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환경(E) 측면에서는 에너지 효율성, 물 자원 관리, 농업용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생물다양성 보호, 환경친화적 농업기법 사용, 유기농 인증, 탄소 발자국, 환경 교육 프로그램,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화학 물질 사용 감소, 토양 건강 관리, 기후 변화 대응 전략, 생태계 서비스 제공, 농작물 다양성, 지속가능한 물 공급, 환경 보호를 위한 협력 활동, 농업 생태계 복원, 농업 환경 법규 준수, 농업 환경 보호를 위한 연구 및 개발 등의 요소를 평가해야 한다.

사회(S) 측면에서는 고용 창출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협력, 직원복지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위한 교육 및 훈련, 안전한 작업 환경 제공, 공정한 노동 관행과 다양성 및 포용성 증진, 고객 만족도 향상, 지역사회와 경제 발전기여, 농업 교육 제공 및 지식 공유, 공공 건강 향상 기여, 농업 관련 문화 보존, 사회적 기업과 자원봉사 활동 지원, 여가활동 제공, 농업 관련 사회적 이슈 대응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거버넌스(G) 측면에서는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지배구조, 법규 준수, 리스크 관리, 이해관계자 참여, 공정한 경쟁, 정보 공개, 내부 통제 시스템, 경영진의 역량, 기업 문화, 기업의 사회적·환경적·윤리적 책임, 기업의 투명성·공정성·신뢰성·지속가능성·혁신성이 필요할 것이다. 

이처럼 항목설정은 시대가 요구하는 ESG 기준에 따라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농업과 치유의 과정을 결합해 잠재 고객을 창출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 치유농업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소와 대응하라

강점(Strengths)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 사회적으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해 사회적 포용을 촉진한다. 농업과 농촌의 의사 결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환경 친화적인 농업 방식, 지역 경제 활성화, 농업의 다원적 가치 실현, 식량 안보 강화와 사회적 가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약점(Weaknesses)은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를 위해 추가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참여를 촉진하지만,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조와 의사 결정 과정이 부족 할 수 있다. 또 농업 기술의 한계, 인력 확보의 어려움, 인증 및 규제의 어려움과 복잡성, 시장 수요의 한계, 투자 부족 등의 문제도 안고 있다.

기회(Opportunities)는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농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사회적 포용을 증진하고 취약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원을 통해 치유농업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농업과 식품 산업의 성장, 사회적 가치 창출, 국내외 시장 확장,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원, 연구와 혁신 가능성에 대응해야 한다.

위협(Threats)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인구 고령화 같은 사회적 요인은 치유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거버넌스의 효과적인 구조 구축이 지연되면 지역사회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및 규제 변화, 시장 변동성, 가격 불안정성, 기술적 한계와 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치유농업은 국가와 민간의 역할 분담, 예방적 건강관리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 복지 재정 연계 및 프로그램 상품화를 통해 농업인의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 치유농업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지원에 대한 경쟁력 있는 대안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홍보 및 인식 제고, 정책 및 법률 지원, 치유농업 시설 확대 및 품질 인증 제도 도입, 민간 중심의 치유산업 사업화 모델 발굴의 협력, 융복합 사업 추진을 통해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 맺으며

치유농업은 개인과 사회의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농촌과 도시의 새로운 공생 모델로서 더욱 주목 받을 것이다. '도덕경'의 한 구절인 '자연은 결코 서두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룬다'는 말은 치유농업이 자연과 함께하는 느린 치유의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의 신체적·정신적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잘 상기시켜 주고 있다. 그래서 칼 오너리는 자신의 저서 ‘슬로우 싱킹’에서 '느린 것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는가? 

예를 들어 서울역 인근에서 알코올의존자들을 돕는 치유농업 수강생의 사례는 도시에서도 치유농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치유의 과정을 통한 아름다운 비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산업의 날개짓에 정부의 어여쁜 고민과 노력이 더해지길 바란다. 한여름 더위 따위와 비교할 바 없는 치유농업사 과정을 함께한 선생님들의 열정에도 찬사를 보내며, 이 여름 뜨거움을 이겨내 본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